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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1일 오후 대학로에 있는 한 카페에서 무용평론계는 물론 무용계 전반에 의미 있는 변화를 던져줄 행사가 열렸다.

한국춤비평가협회의 출범이 그것이다.

한국춤비평가협회는 한국춤평론가 회원 가운데 이순열 채희완 이병옥 김태원 이종호 김채현 장광렬 7인이 변화하는 무용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평론의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친목회 성격이 짙었던 기존의 한국춤평론가회를 발전적으로 해체, 재구성한 모임이다.

무용평론계는 1970년대 후반 월간 『춤』 지 발행인 조동화를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일제시대 무용공연에 대한 문인들의 인상기나 평문들이 있었고 해방 이후에도 미약하나마 꾸준히 평론활동이 있어왔지만 양과 질, 무용계에 대한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아무래도 전문지인 『춤』지가 창간된 1976년 이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발행인은 역량 있는 필자들을 부지런히 발굴해 등단시켰고 그중에는 ‘잘못 고른’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개는 기대만큼의 역할들을 했다.

1980년대 무용창작이 급격히 활성화되면서 평론도 매우 활발해졌다.

작품들에 대한 평가와 의미부여는 물론 창작 전반과 무용사회의 미래를 위한 방향 제시에 이르기까지 비평가 본연의 임무인 충고와 비판, 그리고 대외적 옹호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

이번에 한국춤비평가협회를 발족시킨 회원들은 대부분 그 시기에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
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춤평론가회는 이 처럼 70년대 중반 이후 무용창작 활성화는 물론, 조동화 발행인이 『춤』지 창간사
에서부터 강조했던 ‘무용(계)의 지성화’에도 결정적 기여를 했다.

적어도 이 부분은 한국 무용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다. 그러나 한계도 있었다.

첫째, 친목단체의 성격이 강했다.

회원 영입 때 특정 학교나 특정 분야 출신을 배제한 것도 문제였지만, 이 원칙 아닌 원칙마저도 이현령비현령 격으로 사람에 따라 달리 적용됐다.

아울러 다른 무용잡지들이 생겨나면서 자연스레 필자들의 편가르기 현상이 생겨났는데 맏형 격인『춤』지가 좀더 포용력이 있었더라면, 혹은 『춤』지와 한국춤평론가회를 완전히 분리 운영했더라면 무용계와 평론계 발전에 훨씬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결국 폐쇄성의 굴레 를 벗지 못했던 것이다.

둘째, 비평의 대상이 지나치게 ‘창작’과 ‘안무가’에 국한됐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전통무용, 무용교육, 무용수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무용사회’에 대한 언급들도 비교적 뒤늦게 시작되었다.

이러한 불균형은 무용계의 전반적이고 동시적인 발전을 주도하지 못하고 일부 측면에 편향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무용가들 사이에 안무가는 예술가이지만 무용수는 그렇지 못하다는, 창작은 중요하지만 해석(연기)은 그렇지 못하다는 식의 인식이 자리잡게 된 것도 평론가들의 그러한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

셋째, 모임의 운영이 비민주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소수정예 친목단체라는 점을 강조하다보니 결국 『춤』지에 기고하는 평론가들로만 구성되게 되었고, 따라서 회원 영입, 회장 선출(사실상 지명) 등 중요한 사항들이 『춤』지 발행인의 뜻대로만 결정되는 문제점을 안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소규모 모임에서 거창한 정관이나 규약이 불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모임은 어디까지나 모임이다.

이런 문제가 최악의 형태로 터진 것이 지난해 11월 중순 총 회원 15명 가운데 극소수만 모인 회의에서 한 회원을 일방적으로 제명한 뒤 이를 마치 합리적 결정인양 공지해버린 사태였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촉발된 한국춤비평가협회의 출범에 대해 무용계 내외에서는 여러 시각으로 보고 있다.

소박하게는 ‘원로 선배에 대한 인간적 배신’이라는 지적에서부터 ‘진작에 일어났어야 했던 일’ ‘무용
계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세포분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말들이 들리고 있다.

어쨌거나 한국춤비평가협회의 존재는 연간 무용공연이 2천 건에 육박하는 현실에 평론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지역 무용의 활동을 거의 관찰하지 못하고 있으며, 창작과 공연 이외의 무용계 활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야 할 평론계의 현실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 협회가 회원 영입의 기준을 현장 평론가에 국한하지 않고 무용학자, 이론가, 칼럼니스트 등으로 완화하는 한편 인쇄매체와 함께 인터넷매체를 중시하기로 한 점 등은 시대적 요구에 충실히 부응하려는 의식의 발로로 보인다.


향후 활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스보이 Arts & Culture (http://www.artsn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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