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연예인의 살인 스캔들에 일본이 들썩, "가학적 성행위"?
2008년 2월 1일. 일본 도쿄 경찰은 동거 남성을 칼로 찔러 죽인 기무라 에리(31) 용의자를 검거했다. 기무라 용의자와 숨진 남성의 나이 차이는 22살. 둘은 이미 10년이나 교제한 사이. 기무라 용의자는 이 사건으로 지난 4월 23일 검찰에 기소되었다. 그 후 약 2주일이 지난 지금. 사건을 둘러싼 여러 정황이 현지에서 스캔들을 일으키고 있다.
이야기는 1월 26일로 거슬러 오른다.
"남편이 피를 흘려요."라는 전화 한 통이 응급구조대에 걸려온다. 기무라 에리의 전화다. 남편이 크게 다치고 들어왔으니 빨리 구급차를 보내달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구급차가 달려왔을 때는 이미 남편은 심각한 출혈로 숨진 상태였고 등 쪽에 깊게 찔린 상처가 있었다.
사건의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기무라 용의자. 크게 당황한 듯 "기억이 없다." "남편이 구급차를 부르라고 했다." 등 앞뒤가 안 맞는 진술을 거듭한다. 경찰은 이때부터 기무라 용의자를 의심하기 시작했지만, 수사 단계에서 그녀가 남편을 살해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잡지는 못한다.
끈질기게 수사를 진행하는 경찰. 결국, 가택 수사를 통해 결정적 단서를 찾아냈다.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과도에 남은 혈흔과 살해당한 남성의 DNA가 일치했던 것. 이렇게 그녀는 체포되고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4월 말까지 유치된 후 정식 기소되었다.
그런데 사건의 뒷이야기들이 마치 한 편의 영화와 같아 일본 현지에서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우선, 기무라 용의자가 은퇴한 미모의 배우라는 사실. V시네마(저예산 비디오 영화), 레이싱퀸, 누드모델 등으로 활동하며 유명세를 탄 연예인이었던 그녀는 한창 활동하던 중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를 하고 살해 남성과 지독한 사랑을 하게 된다. 남성과는 결혼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부부나 다름없는 동거 생활을 했다고 한다.
동거 시작 당시 그녀의 몸이 매우 좋지 않았고 그런 그녀를 살해 남성이 잘 보살펴 주었는데, 그녀의 건강이 호전되자 이번엔 그가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한다. 그런데 남성은 평소 알콜의존증에다 술만 마시면 기무라 용의자를 구타하는 버릇이 있었다고. 이에 그녀가 지나친 폭력을 못 견디고 울컥하는 마음에 남성의 등 부위를 과일칼로 찔렀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용의자가 여전히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는데다 범행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서 이번 사건을 둘러싼 무수한 추측 또한 쏟아지는데.
무엇보다 폐에 닿을 정도로 깊숙이 찔린 '남편'의 상처를 기무라 용의자가 접착제로 발라 붙이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블로거들 사이에는 "계획된 살인이 아니라, 가학적 성행위를 즐기다 남성을 우발적으로 죽였을 것이다." 라는 설이 번지고 있다. 가학적 성행위가 지나쳐 살인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이 경우, 살의 없는 우발적 살인으로 형량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검찰은 피고인을 살인죄가 아니라 상해치사죄로 기소했다. 그녀가 죽이려는 의도가 없었음을 줄곧 고수하고 있어서다. 또 그녀가 숨진 남성의 등을 여러 차례가 아닌 단 한 차례 찔렀다는 점도 살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지 못하는 이유다. 외에도 평소 눈에 띄는 애정 표현, 옷차림 등을 목격한 동네 주민들의 증언도 온갖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듯하다.
많은 나이 차이, 잦은 폭력에도 집 밖에서는 항상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는 기무라 용의자 부부. 그야말로 지독한 사랑이 불러 온 비극일까? 그녀가 그를 죽였다는 건 기정사실로 된 지금. 호사가들은 '과연 그녀는 무슨 생각으로 사랑하는 남성을 찔렀으며, 왜 접착제로 상처를 붙이려 했을까.' '진짜 살해 동기는 무엇인가' 등. 공판을 통해 밝혀질 뒷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뉴스보이> 황보진서
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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