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닥이 원래 이직이 잦지만 나처럼 직장을 자주 옮긴 이도 드물 것이다. 이직의 귀재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이니. 최근 3년간만해도 8곳의 회사를 거쳤다. 직장을 옮기는 것 자체도 유쾌하지 못한 일이지만 나로서는 경력증명서를 부탁하는 것이 정말... 슬프고 죄스럽고 복잡한 감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나 민주노총에 들어갈 때마다 마음이 짠하고 죄스럽다. 국장님과 실장님은 내게 정보통신국장직까지 맡기려 할 정도로 나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석달만에 개인 사업을 하기 위해 민주노총을 나왔다. 그 때도 미안하고 죄스러웠지만 진짜 죄스러운 것은 내가 조선일보에 입사한 일이다.
조선일보에 들어갈 때 한 매체의 총괄 운영을 맡으면서 편집권에 대해서 그 누구도 방사장조차도 나에게 간섭못한다는 것과 내가 조선일보 소속의 그 매체의 논조를 조선일보와 정반대로 가져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약속 받고 간 것으로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안티조선으로 치열했던 선후배들 볼 낯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한겨레의 몇몇 후배들은 아직도 내가 조선일보에 입사한 일로 나를 비판한다. 얼마나 야속한지... 나를 비판하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아쉬움이나 야속함을 애써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조선일보와 인터뷰한 것만 가지고 15일 정직 먹이는 대자보의 동료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 대자보엔 경력증명서를 이제 부탁 않는다.
내가 석달만에 조선일보를 나왔던 까닭은 바로 이런 처지 때문이다. 약속한대로의 회사의 지원이 되지않아 어려움이 많았지만 내가 이런 입장이 아니었다면 조선일보에서 계속 버티고 회사와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팀을 이끌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일보만은 가지말라던 동료 선후배들 때문에 바로 나와버렸다.
어제도... 경력증명서를 떼러 민주노총에 갔더니 아웃사이더가 된 나를 예전처럼 반겨주시고 제게 오랜 이야기를 나누어주시는 국장님과 실장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못드렸지만 무슨 말을 드리고 싶은지는 알고계시리라 생각해서 말씀을 못드렸다는 것은 아시겠죠? "죄송합니다. 그리고 건강하세요"
"이번 직장은 오래 붙어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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