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한 분위기 올림픽 출전 선수 블로그에 여실히 반영, 그나마 관리자의 '철저한 관리'로 가능
2008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TV 생중계와 함께 또 다른 여흥은 선수들의 미니홈피. 떨어진 몸이지만, 국민과 올림픽 선수 사이의 즉시 소통이 이루어졌다. 특히 유도 최민호, 배드민턴 이용대, 역도 장미란, 수영 박태환, 야구대표팀 등 쾌조의 성적을 올린 선수들의 미니홈피는 기쁨을 가누지 못하는 팬들의 성원으로 가득 찻고, 선수들도 감사의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이러한 선수와 팬의 '쌍방향 즉각 통신'은 한국만이 아니었다. 올림픽에서 아시아 국가 3위의 성적을 낸 일본도 처음으로 대회 기간 중 선수들의 블로그 작성을 허용했고, 몇몇 선수는 올림픽 기간 중 블로그를 관리했다. 닛칸스포츠는 자국 선수의 블로그가 업데이트가 되면 공지하는 페이지를 운영하기도 했다. (http://beijing2008.nikkansports.com/member/member-blog.html)
그러나 양국 선수의 블로그 분위기는 극과 극. 블로그만 봐도 양국의 올림픽 기류가 느껴질 정도. 간단히 말하면 한국은 '환희', 일본은 '석연치 않은 위로'라 하겠다. 일본의 침체한 올림픽 분위기에 일조한 유도와 야구를 예로 든다.
유도- 최민호 VS 스즈키 게이지
비록 출전 체급은 다르지만, 두 선수 모두 '한판의 사나이'라는 점에서 비교 대상이다. 최민호가 금메달까지 한판승을 거두며 직진한 데 비해, 일본선수단 주장이자 유도 종주국의 명예를 걸었던 스즈키 선수는 예선 2경기 연속 한판패를 당하며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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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선수의 블로그는 두말할 필요 없이 선수와 팬 간의 교류가 즐겁게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스즈키 선수의 블로그는 "면목없습니다."와 "괜찮다. 힘내라."의 연속.
18일에 올린 '여러분 죄송합니다. 속히 귀국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그래도 주장으로서 웃으려 노력합니다.'라는 내용엔 일본 팬들이 "힘내라." "결과가 전부는 아니다." "더 노력해라." 등 마치 재수생에게 응원 메시지 보내는 듯한 내용만 2천 건가량이 달렸다. 따뜻한 격려의 말이지만, 금메달을 굳게 믿었던 선수였기에 아쉬움이 커 보였다. 다만, 이면으론 폐쇄적 블로그 운영이 문제시되었다.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스즈키 선수가 시합에 진 14일, 블로그에 "연습 안 하고 놀기나 하니까 그 꼴이지." "여기는 폭언이 난무하는구나." 등 댓글이 대거 올라와 일본인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한다. 문제는 블로그 관리자가 그런 댓글을 일일이 삭제했다는 사실.
현재 유명 스포츠 선수의 블로그는 자신이 직접 댓글을 관리하지 않으며, 악성 댓글은 별도의 관리자가 즉시 삭제 조치를 취한다고. 온라인 교류의 장이라기 보다, 홍보용 블로그 격. 지금의 나름 훈훈한 응원 댓글도 결국 관리자의 삭제 신공 덕분이라는 얘기.
야구- 김광현 VS 다르비쉬 유
양국을 대표하는 20대 에이스로 올림픽 야구 금메달에 도전한 두 선수. 김광현 선수의 미니홈피는 현재 그의 미소만큼이나 활짝 피었다. 반면, 다르비쉬는 '메달을 못 따서 분하다. 패인은 여러 가지지만, 선수의 실력 부족이었다.' '더욱 노력해서 일본을 기쁘게 해주겠다. 지금은 소속팀을 위해 뛰겠다.'며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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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도 "너무 아쉽지만, 다음에 기회가 있다. 힘내라." "좋은 시합이었다." "WBC때 꼭 갚아주자.!" "소속팀 닛폰햄을 위해 뛰어줘."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이 역시 훈훈한 광경이지만, 다르비쉬의 블로그 역시 스즈키 선수처럼 외부 위탁으로 블로그를 관리한다. 선수가 힘들어할 댓글은 관리자가 몽땅 지웠다는 네티즌의 쓴소리가 들렸다. "블로그에 격려만 올라온다는 것이 말이 되나. 지금은 냉정한 비판이 필요하다."라는 의견도.
악성 댓글은 지워 마땅하지만, 지금은 경기 내용을 분석한 의견 댓글도 바로 삭제하는 상황이어서, "이게 무슨 블로그냐?" "의견 교환이 없는 블로그는 홍보 사이트에 불과하다."는 네티즌의 불만이 쌓였다.
외에도 일본의 자랑, 탁구의 후쿠하라 아이, 배드민턴의 '미녀' 복식조 '오구라・시오타'도 예선 탈락하는 등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해 블로그와 방명록은 한산한 상태. 그나마 일본의 탁구와 배드민턴은 메달 기대가 크지 않았던 종목이어서 '선전했다'라는 인상이다.
| ▲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의 화사한 미니홈피. (http://www.cyworld.com/yd0911 ) | ||
베이징 올림픽에 흥겨운 바람을 불어 넣은 한국의 온라인 세상. 이에 비하면 일본의 온라인은 그 성격에 걸맞지 않게 막힌 모습을 드러내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오프라인도 온라인과 다름없는 형국. 일본 선수단은 25일 오전 오후로 나누어 귀국해 26일 도쿄에서 해단식을 할 예정. 야구 금메달로 일정에 화룡정점을 찍고 귀국, 퍼레이드로 환대를 받을 예정인 한국 대표단과는 달리 가라앉은 분위기다. 금메달 9개, 8위로 호성적을 올리고도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은 까닭은 역시 호시노 감독의 야구 대표팀이 크게 한 건한 덕분으로 보인다.
뉴스보이 황보진서 기자 crossgame@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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