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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성추행 논란의 본질은 MBC의 미디어윤리 위반
[이화경의 뉴미디어 리터러시] 성추행이냐 아니냐로 몰아가는 것은 물타기




<놀러와>의 노홍철 성추행 논란을 이상하게도 노홍철 개인이 성추행을 진짜로 했느냐 연출이냐로 몰고가는 분위기가 있다. 논란의 본질은 노홍철의 행위에 있지 않다. 핵심은 노홍철의 행위가 실제상황이건 연출상황이건 간에 노홍철의 행위를 공영방송사가 방송으로 내보낸 행위가 타당하느냐다. 그런데 언론사들은 한결같이 피해당사자(역?) 유진의 "(진짜) 성추행 아니다"라는 언급을 이끌어내고 실제상황이 아니라 각본에 따른 연출이라며 사건을 덮으려 한다. 그 과정에서 방송사인 MBC에 책임이 있는지 없는지를 묻는 언론사는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언론사들의 물타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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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놀러와> 당시상황 캡쳐화면.  여기서 MBC가 희화화한 것은 무엇이며 웃음을 유발하는 구조는 무엇일까?  
 

실제상황이라고 가정해서 말하자면, 그 정도의 행위로도 성추행이 될 수 있느냐에 관해서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있기에 잠시 말하자면, 2004년 이전까지는 유방과 성기에 대한 직접 접촉이 없었다면 성추행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아서 논란이 있었지만 2004년 이후로는 대법원에서 어깨를 주무른 행위만으로도 성추행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결을 내린 이후 성기 접촉과 관련없이 성기가 아닌 신체 다른 부위에 접촉을 해도 성추행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은 이제 우리 나라에서 확립된 판례경향이기에 더 이상 따질 것이 없다. 또, 당사자의 고소가 있건 없건 간에 고소는 소송개시요건에 불과하기에 불법행위에 대한 비판은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놀러와>가 녹화프로그램인데다가 실제상황이라면 연출자를 포함한 출연당사자들이 그들 사이에서 흐르는 어색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기에 십중팔구는 <놀러와>의 노홍철의 성추행은 실제 상황이 아니라 각본에 따른 연출이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어쨋든 노홍철의 성추행이 각본에 따른 연출이었다고 해서 문제가 모두 해결되느냐하면, 그렇지가 않다는 데 이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를 접하게 된다. 노홍철의 성추행이 각본에 따른 연출이었다고 하면 문제는 법해석의 영역에서는 더 이상 논할 것이 없다. 문제는 이제 미디어 윤리, 미디어 리터러시의 영역으로 옮겨가는 것 뿐이다. 그리고 논란은 더욱 더 심화된다.

언론사들이 이 문제를 덮고있는 반면 블로거들은 비판을 거두지 않는다. 오락프로에서 돌발적인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돌발상황에서 출연자들이 우왕좌왕하면서 당황하는 모습은 그자체로 희극적이지만 돌발상황을 일으키는 계기로서 불법행위인 성추행 행위를 연출해 이를 이용했다는 부분은 공영방송의 방송윤리상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추행 성희롱이 만연한 우리 사회 현실상 단순히 웃으면서 넘길 수 없는 수 많은 성추행 피해자들에게는 고통스럽기 그지 없는 장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허구한 날 저질댄스를 보는 것만으로도 불쾌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제는 대놓고 성추행 행위를 내보냈으니 이를 그냥 받아들일 수 있을까?


바바리맨 마교수와 69년생 하숙집누나가 <놀러와>의 노홍철과 다른 점

각본 의존도가 높은 개그,꽁트,코메디 등 극(劇) 형식과는 달리, 토크가 곁들어진 버라이어티 형식의 오락프로그램에서는 모든 연출이 실제상황과의 관련성이 높아서 같은 소재를 다루더라도 비판에 더 많이 노출된다. 개그콘서트의 바바리맨 마교수나 하숙집 누나의 69년생 아줌마의 성희롱 및 성추행 행위에는 말그대로 "개그는 개그일 뿐 따라하지 말자"라는 개그맨들의 안타까운 구호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각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본에 따라 그 자체를 희화화 함으로써 오히려 그런 성희롱 성추행행위를 비판(degrading)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성희롱을 희화화 하는 극 연출에 위험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버라이어티 형식의 오락프로그램에서의 연출은 각본의존도가 높은 이들 극 형식의 연출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받아들여진다. 일부에서는 '버라이어티'라는 말 앞에다 굳이 '리얼'이라는 말을 넣어서 실제상황과의 관련성을 높이려고 애쓰기까지 한다. 언젠가 1박 2일에서 MC몽이 흡연하는 장면이 나왔을 때 비판이 쇄도한 적이 있다. 편집과정의 실수였다고 해도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편집에서 빠지지 못한 그 부분이 이미 버라이어티 형식의 연출에서 이미 전체적으로 맥락적으로 작품의 완결성을 높이는 데에 유기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극과 버라이어티라는 형식의 차이만으로도 수용자의 현상인식은 달라지는 것이다.

바바리맨 마교수나 69년생 하숙집 누나는 각본에 따라 성희롱과 성추행 자체를 희화화해서 성희롱 성추행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많은데다가 그 연기행위를 연기자의 본성으로 연관짓는 것은 전혀 자연스럽지가 않다. 따라서 바바리맨 마교수나 69년생 하숙집 누나를 끌여들여 <놀러와>의 노홍철 성추행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는 것은 넌센스다. 이번 <놀러와>의 노홍철 성추행 행위는 어떤가? <놀러와>에서 희화화 한것은 성추행 자체인가 아니면 성추행이라는 돌발상황을 연출해냄으로써 돌발상황에서 우왕좌왕하면서 당황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인가? MBC가 방송에서 비판(degrading) 한 것은 과연 무엇인가?

앞서 말한바와 같이 이번 <놀러와>에서의 웃음 유발 구조는 노홍철의 '연출된' 성추행 행위가 아니라 노홍철의 성추행 행위를 목도하는 전체 출연자들이 당황하고 우왕좌왕하는 돌발상황에 있다. 즉, MBC <놀러와>는 바바리맨 마교수나 69년생 하숙집 누나가 성희롱 성추행 행위를 객체화 하고 희화화하여 성희롱 성추행 행위를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노홍철의 성추행 행위를 연출된 실제상황의 한 부분으로 이용한 것 뿐이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게 한 것 뿐이다. 결국 조롱받고 degrading된 것은 '성추행' 부분이 아니라 '도덕의식'이다. 이것이 바로 미디어 윤리, 미디어 리터러시의 관점에서 <놀러와>의 노홍철의 행위를 그대로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노홍철과 MBC<놀러와> 제작진은 시청자와 블로거들 앞에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언론사들은 MBC의 잘못을 덮어두려는 물타기를 이제 그만하라.

뉴스보이 이화경 기자·뉴미디어평론가 telling7star@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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