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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서는 규제하고 폴리널리스트는 풀자
폴리페서 오바마?! 폴리널리스트 홍세화?!



 현실 정치 활동을 하는 교수를 폴리페서 (Polifessor)라고 합니다. 폴리페서 이야기가 나올 때면 자주 거론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입니다. 시카고 대학교 법대 교수였던 오바마는 상원에 진출하기 직전 교수직을 그만뒀거든요. 교수가 정치판에 나설 때는 교수직을 일단 사직해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상식이고 양식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는 그런 상식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나라 폴리페서는 선거철이면 교수직을 유지한 채 선거에 출마합니다. 당선되면 장기휴직을 하고 낙선되면 복직합니다. 이들은 선거법을 악용해 연구활동과 학생교육 등 교수 본연의 직무를 등한시함으로써 대학과 학생들에게 많은 피해를 줍니다. 2008년 들어 대학가에서 폴리페서를 규제하는 내규를 만들어 내는 움직임이 보이더니 정치권에서도 폴리페서를 규제하는 법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신낙균 의원이 어제 (27일) 대표발의한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안에서는 공직선거의 후보자가 되고자 할 때는 선거일 전 60일까지 교수직 사직을 의무화하도록 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사립대학교 교수까지 포함해서 교수가 국회의원이나 정무직 공무원이 될 경우 교수직을 사퇴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법 및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이 제출된 바 있습니다.

여와 야가 문제인식을 같이하고 있고 2008년 들어 대학가에서도 폴리페서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는 등 우리 사회에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는 것을 볼 때, 폴리페서 규제 법안은 언젠가는 도입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직업의 자유 침해 논란이 다소 있겠습니다만, 국민과 학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감히 딴지를 제기할 교수가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폴리페서는 법으로 규제, 그럼 기자는?

현실정치 참여가 문제시 되는 직업에는 교수 외에도 언론인이 있습니다. 기자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사람을 폴리널리스트(Polinalist)라고 합니다. 폴리페서, 폴리널리스트. 둘 다 우리 나라의 특수한 정치 사회적 배경에서 나온 신조어들인데요, 이들은 학문활동이나 언론활동을 정치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어 세간의 평판이 좋지 않습니다.

폴리페서는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그 해악이 분명합니다만 폴리널리스트는 글쎄요... 좀 더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제, 블로거 보라마녀님 (서울신문 기자이신듯)은 폴리널리스트의 폐해를 주장하며 폴리페서가 법으로 규제되어야하는 것처럼 폴리널리스트도 법으로 규제되는 것이 옳지 않겠냐는 논조로 "폴리페서는 법으로 규제,그럼 기자는?"이라는 포스팅을 올리셨는데요...

참고기사 ▶ 폴리페서는 법으로 규제, 그럼 기자는? 블로거 보라마녀in 개판정치 엉뚱해석 

그러나 네티즌 남성경님은 "언론인이 국회의원이 됐다고 해서 유착이 생기고 불합리한 점이 생기는 것은, 법조계나 대학사회에 있다가 정치인이 된 사람들이 자기 밥그릇챙겨먹기에 나섰던 행태에 비하면 말할 거리도 안된다고 봅니다."라고 하시면서 보라마녀님의 주장과는 반대로 폴리널리스트의 긍정적인 측면을 주장하시면서 오히려 기자들의 정계진출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합니다.

저 역시 보라마녀님의 주장에 동의하지 못하고, 남성경님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보라마녀님의 글에는 팩트가 부정확하게 기술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있습니다. 보라마녀님의 글은 폴리페서에 관한 규제와 같은, 폴리널리스트에 대한 규제가 우리 나라에는 없는 것처럼 읽힙니다. 그래서 폴리페서가 법으로 규제되는 분위기에 이제 폴리널리스트도 법으로 규제되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논지로 읽히거든요.


사실은 기자의 정치참여를 규제하는 법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부연해 설명드리자면, 선거법상에는 언론인의 공직입후보권을 제약하고 있어 선거일전 60일에 사직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언론인은 선거운동도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즉 폴리널리스트에 대한 규제는 이미 우리 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언론인이 정치활동을 하면서 기사를 쓴다면 그 기사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공정성을 지키기 어려워 권언유착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 문제는 보다 동태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안과 관해 주목해야할 법이 있는데요, 정당법입니다. 선거법상에서 언론인의 공직입후보권 및 선거운동을 할 권리 등을 제한하고 있을 당시인 1993년에 정당법이 개정됐습니다. 개정 정당법에선 언론인은 정당원이 될 수 없도록 한 기존의 태도를 바꿔 언론인도 정당원이 될 수 있도록 해 폴리널리스트 관련 한국 법제도에 일대 전환을 가져왔습니다.

권력과 자본에 굴종하는 기성 언론의 곡필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터에 1993년에 이같이 폴리널리스트를 인정하는 정당법 개정은 다소 시기상조인 것처럼 보입니다만 어쨋든 폴리널리스트 그자체는 나쁜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정당법과 선거법이 서로 모순을 일으키고 있다는 걸 알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당법과 선거법의 상호 모순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가 과제로 대두됩니다.

정당은 선거를 위해서 존재합니다. 그런데 정당원에게 공직입후보권과 선거운동권을 부정하면 정당원은 정당에 가입한 의미가 전혀 없습니다. 폴리널리스트는 정치하지 말고 그냥 기부금만 내고 구경만 하라는 건데 기부금이야 정당가입하지 않아도 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당법에서는 폴리널리스트를 인정하고 있고 선거법에서는 폴리널리스틀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 나라 법 제도의 현실입니다.

이 모순은 법논리적으로는 정당법이 개정될 당시에 이미 선거법에서 폴리널리스틀 규제하고 있었다는 점을 볼 때, 뒤에 개정된 정당법에서 폴리널리스트를 인정하는 개정이 이루어졌다면 우리 법제도의 중심이 폴리널리스트 규제에서 폴리널리스트 허용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선진국의 사례를 봐도 폴리널리스트를 허용하고 있거든요.


최초의 폴리널리스트 홍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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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신문 기획위원 홍세화  
 
우리 나라에서 폴리널리스트 문제가 이슈로 대두된 적이 있습니다. 한겨레신문 홍세화씨의 정당가입 사건인데요, 2002년 대선에 홍세화씨가 TV토론프로에 출연해 민주노동당 후보에 찬조발언을 했습니다. 한겨레신문 기획위원 자격이 아니라 아웃사이더 편집위원의 자격으로 출연했었습니다만 한겨레신문에서는 정당가입을 금지하는 한겨레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홍씨를 징계했습니다.

홍세화씨 정당가입 사건은 이렇게 법제도상으로나 언론사 내규상으로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왔던 폴리널리스트 규제 분위기를 확 깨는 쇼킹한 사건이었습니다. 한겨레신문의 징계방침에 홍씨는 완강하게 저항했습니다. 또 당시 아웃사이더에서 같이 활동하던 진중권씨는 한겨레의 징계방침에 항의하면서 한겨레신문 절필을 선언하는 등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노조측과 젊은 기자들은 기자의 정당가입 금지 규정은 헌법에 위반되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면서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반면 사측은 정당가입 금지 규정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맞섰습니다. 한겨레신문 윤리위원회의 정연주 위원장은 "기자의 정당가입 금지는 경제부기자의 주식투자 금지와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기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하다며 사측 입장을 대변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한겨레신문은 윤리강령에 대해 찬반투표를 벌였습니다. 결과는 76.45%의 투표율에 56.3%의 찬성으로 정당가입을 금지하는 한겨레 윤리강령을 그대로 놔두기로 했습니다. 이후 2008년 현재도 한겨레신문의 윤리강령 제 7조에는 현직 언론인의 정당가입을 불허하는 조항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내규의 유연한 적용일까요?  한겨레 기획위원인 홍세화씨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당원으로 계속 활동해왔습니다.

1993년에 정당법이 개정돼 언론인의 정당가입이 허용됐습니다만 법규정과는 관계없이 우리 나라 기성 언론계에는 현직 언론인의 정당가입을 금지하는 관행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권력과 자본에 굴종해온 우리 나라 기성 언론이 정론에 대한 자신이 없어 스스로를 위축시키며 국민의 눈치를 보다 보니 '언론인은 정당가입 불가'라는 관행을 유지해온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정론의식이 투철한 기자에게는 정당가입을 불허하는 조항은 헌법과 정당법에 반한다는 사실을 떠나 자기 자신에 대한 모욕입니다. 정당가입을 하더라도 얼마든지 정론직필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데 그런 자신을 두고, 정당가입을 하면 그 정당에게 부당하게 유리한 기사를 쓸 수 있다며 막아서고 있으니 당사자는 얼마나 불쾌하겠습니까?  기자의 자율성을 아예 부정하는 꼴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정당가입은 하지 않고 음흉하게 특정정당에 유리한 기사를 쓰다가 선거를 전후해 그 정당에 훌쩍 떠나버리는 기자와  처음부터 "나는 **당 당원이오"라고 스스로 까밝혀놓고 쏟아지는 비판에 맞서며 치열하게 자기검증을 하는 기자 둘 중에 어느 것이 낫습니까? 최소한 후자는 독자에게 배신감을 줄 여지는 없습니다.  우리 민도도 이제 어느정도 높기에 폴리널리스트 규제는 푸는 게 맞다고 봅니다.

홍세화씨는 이러한 기존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그가 유럽에 살면서 유럽물을 먹고 왔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본성이 고지식(좋은 의미에서)하고 양심과 신념이 확고한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스로에 대해 자신이 있으니  위축되고 눈치를 볼 필요가 없죠. '기자는 정당가입 금지'라는 관행에 처음으로 반기를 들어 이슈를 만든 홍세화씨를 한국 최초의 폴리널리스트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바람직한 폴리페서 버락 오바마

여담입니다만, 폴리페서들에게 교훈이 되는 버락 오바마가 어떻게 보면 폴리페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폴리페서는 부정적(disapproval) 의미가 아닌 긍정적 (approval) 의미의 폴리페서입니다. 상원의원에 진출하기 직전까지 교수로 재직했다면 재직 시절에 이미 벌써 정계진출을 염두에 두고 많은 준비를 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긍정적 폴리페서 (Approval Polifessor)로서 오바마는 어떻게 처신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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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바로 폴리페서다"  시카고법대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오바마 교수님   - Courtesy Obama Campaign  
 
뉴욕타임즈 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시카고 대학교 법대 교수로 12년 동안 재직하면서 수업시간에 자기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펼칠 정책들을 학생들에게 테스트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재직중에도 일리노이주 상원에서 일을 했고요.  재직시절부터 알게 모르게 착실히 정계진출을 준비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바마를 폴리페서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입니다.

폴리페서 오바마는  교수재직시절 내내 다른 교수들이 꿈에도 그리던 테뉴어 (종신 재직권)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합니다.  12년 동안 법학관련 논문도 전혀 내지 않았고요.  그의 사상을 뒷조사하는 언론들은 그의 수업할 때 만들었던 시험문제지나 가져와서 사상을 검증할 뿐입니다. 우리 나라의 음흉한 양다리 폴리페서들과는 다르게 오바마는 상원의원에 진출하기 전에 교수직을 자진 사직했습니다. 

참고기사 ▶ Teaching Law, Testing Ideas, Obama Stood Slightly Apart -New York Times

모든 거 다 까놓고 솔직하게 "나 무슨 당 당원이오" 하는 폴리널리스트,  "나 정치판에 나갈 교수요" 하면서 정치판 나가기 전에 교수직 과감하게 던져버리는 폴리페서.   홍세화와 오바마만큼만 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뉴스보이 이화경 기자·뉴미디어평론가 telling7star@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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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임 2008/09/03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peakert.ws < 헐 .. . . 이게멍미 ㅡㅡ 헉 .... 진짜 이게 가능한가요 ㅡ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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