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세계에 한국의 미, 전통 문짝을 알리고 싶지만...
도심의 아파트 울울한 숲속에 한국 전통한옥 문짝집이 있었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이나, 시장가는 길이면 의례히 지나치게 되는 길목의 동해남부선의 해운대와 송정 가는 철로변에 오래된 간판을 달고 있는 '영일, 전통한옥 문짝집'.
이 가게 주인 할아버지의 이름, '영일'을 따와서 지은 영일 전통 한옥 문짝집이란다. 년전에 무수히 지나다니면서도, 관심이 없어서 너무 늦게 발견한 전통 문짝집 안으로 고개를 기웃 대다가, 가게 주인 할아버지의 편안한 웃음에 끌려 가게 안을 잘 구경하고 사진도 찍은 인연으로, 우리의 한국 전통 문짝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고 다음에 꼭 들려서 한국 전통 문짝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고, 인삿말처럼 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찾았다.
김영일 할아버지는 평생 한국 전통 문짝 47년의 세월을 걸어오신 장인이시다. 그러나 '영일 전통 한옥 문짝 집'은 곧 재개발 공사로 이사를 가야 하는데, 아직 어디로 가게를 이사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하신다. 한참 더 일할 나이이니 가게는 계속 해야 한다고 말씀 하시면서 약간 난감한 얼굴을 하시며, 그러나 힘주어 말씀하신다.
"난 솔직히 국민학교(요즘의 초등학교)을 나왔소. 그러나 인터넷을 배워 앞으로 세계 속의 한국전통 문짝에 대한 소개와 정보 등 많이 알리고 싶소. 이 나이에 좀 무리인가 싶기도 하오만...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지 않을까 싶소. 허허허.."
목공소 안에는 방금 문짝을 만들고 난 모래밥 같은 나무 톱밥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리고 가게 안에는 막 만든 연패와 다탁과 나무 향기 나는 아름다운 문짝들이 세워져 있었다.
무엇보다 할아버지의 아이디어로 만들었다는 빈 가스통 난로가 매우 신기했다. 헌 쇠의자를 나무 의자로 만들어 놓은 것도 예사로운 솜씨가 아니셨다. 가게 안은 어수선하지만, 나무톱들도 간지런하게 꽂혀 있고, 할아버지의 손이 많이 가는 일감들이 구석구석 쌓여 있었다. 아직까지 겨울 난로가 놓여진 가게 안의 스레이트 지붕도 난로처럼 태양열을 훅훅 뿜어내는데도, 할아버지는 별로 더위도 안 타시는지 열심히 문짝의 마지막 공정의 대패질을 하셨다.
"할아버지, 문짝 만드는 기술은 언제부터 배우셨나요 ?" 하고 물으니, "6. 25 피난 내려와서 먹고 살기 힘들어서, 13살 때부터 문짝 배우는 기술을 배웠소. 문짝 배우기 전에는 안해 본 장사도 별로 없어요. 아스케키 장수, 신문 배달 등 배가 고파서 미군부대에 나오는 부대찌게 같은 걸로 바닷가에 나와 해초 따위로 허기를 채웠지. 그때 모두들 가난했지만, 그래도 피난 내려와서 아버지를 잃고 혼자 된 어머니와 정말 많이도 배가 고파서 어린 시절부터 열심히 문짝 기술을 배웠다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아무도 힘든 문짝 기술을 배우려 하지 않아서 혼자서 일을 한지 오래 되었다오. " 하고 말씀 하신다.
할아버지가 만든 문짝들은 못 하나 박히지 않은 나무 결과 나무 결이 만나서 나무의 무늬가 되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목공 예술품이다. 할아버지는 나무는 영혼이 있어서, 잘 다루고 아껴쓰면 천년 만년도 오래 변하지 않는다고 말씀 하셨다. 그때문에 나무로 만든 제품은 함부로 흠을 만들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말씀 하신다.
여러가지 문양으로 된 우리 전통 한식 문짝들의 문양을 구경하다보니, 더위도 잊고 뻘뻘 땀을 흘리며 일하는 할아버지 모습에 도취되어서 나도 문짝 하나 짜보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옛날 문은 거의 재료가 나무이다.
한그루 나무의 영혼이 깃든, 문(門) 은 한자어이다. 국어로는 '돌'이 바로 문의 고어이다. 문(門)은 본능을 표상하는 '피'와 신성을 표상하는, '빛'이 동시에 넘치는 세계로 들려는, 심적 상태를 상징한다고 한다. 또 새로운 삶의 길을 상징하며, 내면 세계와의 만남을 상징하기도 한다.
우리의 영혼과 육신을 쉴 수 있는 집. 그런 가옥의 한옥은 문이 내부와 외부를 연결 하는 통로이면서도, 그 문은 닫혀 있어도 열려 있는 구조를 취한다. 그러나 현대 건물의 현관문은 어떠한가. 창문마다 흉한 철창을 매달아 외부의 접근을 방지한다. 그러나 한옥의 문은 이러한 단절의 문이 아니라, 통로와 연결과 열린 공간의 입구로서 존재한다. 한옥의 매력은 역시 높은 품격의 전통문짝에서 제멋을 낸다.
그러나 특별한 도시 외에는 전통 가옥은 도심에 찾아 볼 수 없다. 점점 전통문짝 가게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동네 아파트 숲 속에 유일하게 하늘로 트인 통로처럼. 기찻길 건널목에 자리했던, 영일 전통 문짝 집, 그 한결 같은 오십년 세월의 장인의 가게 문이 닫히고 말 것인가.
그러나 영일 전통 문짝집은 사라져도, 할아버지는 그동안 당신이 만든 문짝들은 예술 작품이라고 자신하신다. 손가락 하나 잘려져 나간 아픔을 견디며, 반세기의 외길동안 아마 한가마니 쯤의 나무 톱밥을 먹었을 거라시는, 오직 전통 한옥 문짝에의 한길로 걸어온 할아버지의 장인 정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네티즌 의견이 살아있는 신문뉴스보이 타우루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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