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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의 꽃, 해바라기의 황금 빛이 눈부시다 (사진제공:3450청솔산악회 해솔님)

고대 잉카제국에서는 해바라기를 태양으로 숭배했다. 그리스 신화에는 아폴론을 사랑한 요정 ‘클뤼티에’는 아폴론(태양의 신)을 사랑했는데, 아폴론은 인간 처녀인 레우코토에를 사랑했다. 그래서 클뤼티에는 레우코토에가 태양신에게 순결을 잃었다고 소문을 퍼뜨렸고, 레우코토에의 아버지인 오르카모스는 딸의 부도덕한 행동에 분노해 구덩이를 파서 딸을 생매장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폴론은 클뤼티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게 되었고, 클뤼티에는 아폴론만 바라보다가 결국 해바라기 꽃이 되었다.

또한, 그리스 전설 님프 자매에도 해바라기가 등장하는데 물의 신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이들에겐 밤에만 밖에 나가 놀 수 있도록 허락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해가 뜨는 줄도 모르고 놀다가 아폴론을 보게 된 자매는 아폴론을 사랑하게 되었다. 언니는 아버지에게 동생이 규율을 어겼다고 일러 혼자서만 아폴론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폴론은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결국 언니는 9일 동안 꼼짝 않고 있다가 꽃이 됐다.

해바라기가 해를 향해서 고개를 숙이는 것은 그 타고난 성품이 그렇기 때문이다. 내가 해바라기를 화분에 심어 두고 관찰해보았다. 매일 아침에는 동쪽으로 향하였다. 한낮에는 바르게 되고, 저녁에는 서쪽으로 기울었다. 태양의 방향과 똑같았다. 해바라기가 동쪽을 향해 고개를 숙였을 때 내가 화분을 옮겨 서쪽을 향하게 했더니, 금세 축 늘어져서 죽고 말았다. 아! 내가 해바라기로 하여금 절개를 잃게 했더니, 해바라기는 절개를 지켜서 죽고 말았다. 상기 글은 충성심, 절개를 상징한 조선 후기 이덕무의 글이다. ‘모란은 花中王이요, 향일화(向日花)는 충신이로다’ 이와 같이 해바라기는 변절, 장수, 영묘한 힘, 신뢰성의 결여를 상징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전설에서도 해를 동경한 형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해님에 대한 동경과 사랑이 가득한 형제가 해님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났다. 그런데 욕심 많은 형은 혼자서 해님을 독차지할 생각에 한밤중에 곤히 잠든 동생을 죽이고, 혼자서 해님에게로 갔다. 하지만, 해님은 악한 인간은 하늘에 올 수 없다면서 형을 땅에 떨어져 죽게 했다. 그 자리에선 해마다 노란 꽃이 피어나 해를 바라보았고, 사람들은 해바라기라고 불렀다.

여기 해바라기에 대한 시 한 수 감상해보자.

해바라기의 비명 (碑銘)/ 함형수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가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詩의 주제는 당연히 해바라기이다. 해바라기가 상징하는 것은 정열적인 삶에 대한 의지, 죽음을 초월한 예술혼의 가치 그것이다. 어떤 대상(사물)을 사유하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해 여러모로 알아야 만이 좋은 글로 표현할 수 있다. 특히 그 대상이 지니고 있는 상징과 속성을 파악하고 상상할 때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정치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해바라기는 해바라기를 빗대어 하는 잘못된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바라기는 에너지가 넘치는 정열적인 꽃이다.

(참고『삶의 표현』서울디지털대학교문예창작학부 교재)



글/ 김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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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출 에세이[인생의 표류자]-[2009년 13회]

아들을 위한 시를 쓰지 않으려고 쿡 참았었는데 인생은 오르막과 내리막이라 했든가, 2005년 ‘호치킨림프종’이란 혈액암 진단을 받은 아들이 방사선 치료로 한참 힘들어할 때, 나는 초라한 모습으로 아들을 위한 시
「씨앗냄새」를 읊조리며 초록 눈으로 세월을 지켜봤다. 그 후 아들은 계획된 치료가 모두 끝나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복학하고 열심히 생활해 왔다. 치료 후 대개 예후는 5년이다. 병원 가는 횟수도 2개월에서 3개월, 3개월에서 6개월로 점점 늘어났다. 병원 가는 기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는 증거이며 바꿔 얘기하면 병이 완치할 수 있다는 희망적이다.

그런데 아들은 지난해(2008년) 10월29일, 팩(PET) 검사 결과 다시 6개월간 한 달에 두 번씩 항암주사를 맞아야한다. 아들은 애써 웃고 있지만, 아들의 ‘얼골’에는 실망하는 그늘이 엿보였다. 나의 온 몸에서는 삶의 에너지가 고갈되는 기분이다.

아들은 항암치료를 위해 다시 휴학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수개월 동안 집과 병원을 오가며 운명의 무게를 감당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아들의 기구한 운명은 나의 기구한 인연과 함께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인과 연의 고리는 단단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어수선한 마음에 아들에 대한 시 한 편을 또 지었는데 그 염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아들아! 울지 마라! 희망을 위해 웃어라. 11월의 단풍처럼 독하게 웃으라. 흔들리는 네 마음을 다잡기 위해 애비와 어미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오늘 아들은 가슴 엑스레이촬영, 피검사를 하고 마지막 항암주사를 맞았다. 이젠 2주 후에 팩검사를 다시 한 후 다음 주에는 최종결과가 나온다. 아들은 누구보다 할 일이 많아졌다면 꿈이 풍선처럼 부풀어 있다. 우선 먹고 싶었던 음식도 먹어보고, 불어난 체중도 줄이면서 몸도 만들어야 하고 내년에는 복학도 해야 한다. 복학이 문제냐, 몸이 우선이지, 아들은 둘 다 소요하고 싶은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운명도 희망 앞에서는 꼼짝달싹도 못하느니라. 아들아! 힘내자꾸나. 아들은 수영장과 헬스장에 다녀오겠다며 아침 일찍 현관문을 연다.


▲ 모노드라마 "씨앗냄새" 공연장면, 2007년9월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인문관 소극장에서 있었다
 
 

방울방울 수유하지요/ 詩 김형출

 

링거병에 바늘꽃

탯줄타고 방울방울 수유하지요

방울방울 수유하지요

방울방울 수유하지요….


하늘과 땅, 저렇게 푸르고 정갈한데
동화 속에 잠자는 백설공주처럼
검은색 잠에 빠진 내 아들은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아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 자궁 안에서 방울방울 수유하지요

자궁 안팎으로
빛과 그림자 빛깔로
두 개의 얼꼴은
희고 노랗고, 붉고 검다

이윽고 탯줄이 붙은
기저귀는 방울방울 수유하지요


바깥 모퉁이에 바늘꽃 무리

옹기종기 모여앉아
이별과 환희를 노래하는데
아버지와 아들은
꼼실꼼실 타오르는 숨을 주고받으며
방울방울 수유하지요


링거병에 바늘꽃

탯줄타고 방울방울 수유하지요

방울방울 수유하지요

방울방울 수유하지요….

                   -詩「수요하지요」전문-

아들은 아내와 함께 항암치료 결과를 보러 병원에 갔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개의치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결과가 좋아 가족 모두가 홀가분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치료 중 부작용으로 항암제 량을 줄이고 한 달가량 항암주사를 맞지 못하기도 했다. 아내에게 휴대전화를 걸었다. “결과는 어떻게 됐어!” 아내는 다음 진료를 위해 수납 중이라며 아들은 다시 6개월간 항암치료를 받아야한단다. 비장에 약간의 암세포가 아직 남아있다며 평소에 하든대로 생활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도 알려줬다. 그래 아들아! 지금처럼 열심히 치료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거야. 그 파란 희망을 위하여 다함께 세월을 기다려보자꾸나, 아들아! 나는 너를 믿는다.


아들은 다음 주부터 또 다시 치료가 시작된다. 치료하기 전 동해안 바닷가로 여행을 떠난 아들이 휴대전화를 했다. 너무 걱정하시지 말란다. 아들에 관한 영상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그래, 너무 상심하지 말고 운전 조심하고 즐겁게 다녀오렴.” 한줄기 바람이 파랗게 불어온다.


글/ 사진 김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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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 소설가 원숭이의 생각
김창동의 글의 향기

  
     
  

  ▲ 김창동 소설가(문학저널발행인)   
 

밖에는 하얀 눈이 펄펄 내리고 있었다. 눈은 낙엽이 부드러운 융단처럼 깔려 있던 들과 울창한 떡갈나무 숲과 마을의 교회당도 희게 덮어버렸다. 포송포송 쌓인 흰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새들이 눈싸움을 하고 신나게 놀고 있었으며 다람쥐와 산토끼도 그 위에서 뒹굴었다. 사슴도 설원을 껑충껑충뛰며 행복한 모습이었다. 낙엽이 져 앙상하던 나뭇가지들은 아름다운 눈꽃을 피워 너무나 멋진 설경을 이루었다. 눈이 내리는 날의 풍경은 동화의 나라처럼 한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난방이 잘된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던 소설가인 검정원숭이도 눈이 내리는 밖의 분위기에 동화되어 서재에서 뛰쳐나왔다.

그리고 아기다람쥐들과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 여대생 원숭이가 바이올린을 들고 나와 베토벤의 운명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언덕 위 빌라에 사는 음악선생님은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감미롭고 아름다운 선율이 마을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흥겨움에 춤을 덩실덩실 추는 원숭이도 있었고, 눈싸움을 하는 원숭이들도 있었고, 눈사람을 만들어 세우는 원숭이들 모두가 즐겁고 행복했다.

"선생님. 우리 마을이 이렇게 살기 좋은 마을로 발전된 것은 모두 선생님의 덕입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한 원숭이가 다가와 존경심을 표명했다.

"원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제가 뭘 한 게 있다 구요. 평생을 글이나 쓰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요."

"아닙니다. 우리는 다 압니다. 선생님이 살아오신 삶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다 압니다. 아무나 선생님처럼 살지는 못하지요."

그건 그랬다. 소설가 원숭이는 문화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 마을에 문학과 음악과 미술 등 모든 예술이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 마을에 있는 공연장과 전시장, 그리고 도서관에는 문화예술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많은 원숭이로 항상 붐볐다. 돈벌이가 별로 안 되는 예술가로 평생을 살아온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돈이 없어서 힘들고 비참했던 순간들이 수없이 많았다. 그래도 참았다. 참고 또 참았다. 자신이 살아가는 목적이 단순히 편하기 위해서라면 그것은 너무나 무의 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어렵고 힘이 드는 일을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의 소중한 것들이 궤멸하여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문학을 통해서 삶에서 진정으로 무엇이 소중하며 어떻게 살아야 아름다운 것인가를 말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렇게 말했다.

"여러분. 산업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농경사회에 살았던 조상과는 달리 경제가 삶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그래서 모두 돈을 벌려고 기를 쓰며 경제, 경제 하고 주술을 외우듯 경제를 외치고 있습니다. 물론 경제가 활성화되고 풀려야 생활이 윤택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경제만이 삶의 절대가치는 아닙니다. 경제만 잘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란 말입니다. 이 세상에는 보잘것없는 것일지라도 있을 것은 다 있어야 균형 발전을 하게 됩니다. 특히 문학이나 인문학이 사양화된다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우리 원숭이가 무식한 다른 짐승들과 차별화되는 것은 우리 원숭이들은 영적인 세계와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비록 어렵고 힘든 길이라고 해도 자기가 꼭 가야할 길이라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십시오. 누구나 쉽게 가는 길을 간다면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어려운 길을 가면서 다른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면 그것은 대단히 위대한 길인 것입니다."

처음에는 많은 원숭이가 소설가 원숭이의 말은 비현실적이며 시대착오적이라고 비웃고 말았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가면서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산다는 것은 그저 욕망을 허겁지겁 채우려고 이성을 잃고 날카로운 이빨로 서로 사납게 물어뜯는 살벌한 다툼이 아니라 물질의 속박에서 자유가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원숭이가 원숭이로서의 존엄한 품격을 유지하려면 지적인 가치와 지적인 정서가 있어야 한다. 지적인 가치와 지적인 정서가 없으면 성정이 난폭한 짐승이 되어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감성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모든 예술가들에게 경배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살다가 죽으면 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물방울 같은 존재다. 그런데 아무것도 아닌 작은 것을 소유하고 쟁취하기 위해 사생결단을 내려는 옹졸함을 보이는 것이 얼마나 추한 모습인가 하는 우둔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회의 발전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어주는 소설가 원숭이를 존경하며 경배하게 되었다. 비록, 가난할지라도 좋은 일을 하는 훌륭한 원숭이가 존경을 받는 그런 사회야말로 진정으로 선진 사회이다.

 


*보너스 글

꿈과 희망은 성공의 에너지이다.

이솝 선생.

선생께서 불후의 작품으로 남겨 놓은 우화의 생존철학의 바탕이 된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은 이 세상의 모든 존재들에게 비정한 적대감만 심어 주었을 뿐 강자도 약자도 함께 도태되어버리는 기현상을 남겼습니다. 이제 이 세상은 힘의 균형에 의해 절대 강자도 존재하지 않으며 절대 적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생존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며 모두가 자유입니다. 세월이 흐르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는 것, 이제 생존은 다툼이 아니라 상대와의 조화이며 조력관계입니다. 그리고 꿈과 희망을 공유합니다. 꿈과 희망은 삶과 성공의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꿈과 희망이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이룰 것이 없습니다.

성공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타인을 짓밟으려는 저돌적인 행위가 아니라 아이디어와 실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성공한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은 가슴 가득히 꿈과 희망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어도 희망과 꿈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가슴 속에 가진 꿈과 희망이 당신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아직 성공에 이르지 못한 당신.

왜 나는 이렇게 못나고 무능한 존재일까 하는 생각을 버리고. 아직 나의 정성과 노력이 부족해서 성공을 못 하고 있을 뿐 더 열심히 해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열정을 쏟으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성공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김창동 소설가·문학저널발행인/ 도서출판 엠아지이 발행인



뉴스보이 김형출 기자 mjmc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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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깃을 달고』최양현 시집 감상
문학소녀의 꿈, 파랑새가 날다

 
 
한 권의 시집이 우편함에 꽂혀있었다. 며칠 전 최양현 시인의 첫 시집을 상재했다는 소식을 시인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직접 시집을 전해주겠다며 약속 시간을 물었던 최양현 시인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대신, 시집을 읽고 감상문을 쓰겠노라며 약속을 하였다.

     
  

최양현시집『파랑새 깃을 달고』표지.158P. 도서출판 문학공원

  ▲ 최양현시집『파랑새 깃을 달고』표지.158P. 도서출판 문학공원   

 
시집봉투를 뜯어내는 순간 붉은 바탕에 검정글씨로 곱게 화장한 시집이 빠끔히 얼굴을 내미는 것이다. 우선 시집 깃에 수록된 최양현 시인의 프로필 사진과 프로필을 훑어보고 저자의「시집을 내며」를 차분하게 읽은 후, ‘스토리문학’ 발행인이며 시인이 쓴 작품해설 「어둠을 밝게 밀어올리는 꽃대의 힘」을 정독했다. 우선 시집을 펼치기 전에 먼저 읽을 부분이다. 그래야만 시집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는 최양현 시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기에 어떤 시집일까, 어떤 시詩일까?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았다. 어릴 적부터 문학소녀를 꿈꿔왔던 최양현 시인의 꿈이 시집을 상재함으로써 비로소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바람 부는 겨울날, 10년이란 세월을 함께하며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의 씨앗을 가슴에 키워왔더니 어두운 터널 속 작은 희망의 빛으로 불현듯 내 앞에 찾아와 향기 그윽한 삶의 꽃을 피워내더군
요.”                                   
                                                                  -저자의「시집을 내며」본문 중 일부-

최양현 시인은 시집 상재를 계기로 꿈을 키우는 시인이 될 것을 자기 자신에게 약속을 한다. 덧붙여 늘 공부하는 시인이 될 것을 자기 자신에게 약속을 한다. 시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올곧은 마음가짐이라 생각한다. 최양현 시인의 성격이 활달하고 만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거부감을 모르고 반갑게 맞이할 정도로 밝은 성격의 소유자이다.
 
작품해설을 쓴 김순진 시인은 최양현 시인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최 시인의 시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연꽃과 같은 아름다움이다. 자신의 뿌리를 어둠에 두고 꽃대를 밝게 밀어올리는 연꽃의 힘, 그것이 최양현 시인이다. 그녀를 생각하면 어둠을 살라 먹는 촛불 같은 연꽃 봉오리가 연상된다. 그녀가 있는 곳에는 사랑이 넘쳐난다. 그녀는 사랑의 전도사이다. 시를 통한 행복의 전도 그녀가 다리품을 팔고 다니는 이유다.”                                            
                                                                   -김순진「작품해설」본문 중 일부-

또 한 사람의 열정적인 시인을 알게 되어 매우 반갑다. 옷에도 다양한 스타일과 색깔이 있듯이 시에도 맛과 멋이 있고 색깔이 있다. 청바지를 좋아하는 사람, 정장을 즐겨 입는 사람, 붉은색을 선호하는, 파랑을 좋아하는 사람 등 천차만별이다. 시에서도 마찬가지다. 난해한 시를 좋아하는 사람, 서정적인 시를 좋아하는 사람, 읽기 쉬운 시를 좋아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시는 특성상 소설이나 수필장르처럼 한 번만 읽고서는 시의 깊은맛과 깊은 멋을 잘 알지 못한다. 때로는 비평가들에 의해 시가 재단되고 하지만 시의 평가는 독자의 몫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시를 엉터리로 쓰라는 것은 아니다.

묶여있는 발목을
아무리 풀어보려 해도
무언가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누군가 나를 불러도
나는 한 마리 파랑새 되어
넓고 넓은 바다 한가운데, 섬에서
외로움 달랜다
고독의 화석이 되어
그 자리에 남는다
오늘처럼 그 사람이 그리울 때면
마음에 파랑새 깃을 달고
저 겨울 바다를 날아나 볼까,                

                                               -『파랑새 깃을 달고』 전문-

    

시인 최양현

  
  ▲ 최양현(본명 최동숙)시인. 월간 문학21 시등단, 월간 스토리문학 수필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동인지『시의 고향이 아닌 곳이 어디 있으랴』등이 있음  
 
최양현 시인의 시집제목이자 시 제목인 『파랑새 깃을 달고』의 시 한 편에 시인의 시심이 압축되어 있다. 새들은 종류에 따라 서식하는 방법이나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새라는 공통점은 깃이 있고 날개가 있다는 것이다. 날개가 있음으로써 공중에 자유롭게 날아 다니게 되는 것이다. 까마귀나 소쩍새처럼 침울하거나 우울하지도 않은 파랑새가 되어 꿈과 희망을 펼치고자 하는 시인의 웅대한 비전이 꿈틀대고 있다.

바다라는 무한한 창조적인 생성력과  모성성에 인한 시인의 미지의 세계는 아름답다. 그것도 ‘저 겨울 바다를 날아나 볼까’ 하니 시인의 마음을 조정하는 도구로써 자기 자신을 관조하고 있는 것이다. 바다가 없으면 바다 한가운데 섬은 무의미하다. 이 시에서의 돋보이는 것은 겨울바다와 바다 한가운데 홀로서 있는 섬을 모성의 특유로 끌어안고 파랑새가 되어 꿈과 행복을 찾아 저 겨울 바다로 날아간다.


뉴스보이 김형출 기자 mjmc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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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색의 빈터  
김형출에세이 [인생의 표류자]-[18회] 

  
아침에 창문을 열자, 온 천지가 안개 밭이다. 잿빛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아파트 군락 창틈에도 허연 안개로 치장을 했다. 안개가 짙게 깔린 아침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자연의 위대함을 느껴본다. 한두 주 전 만하더라도 울긋불긋 곱게 물든 가을 정취에 취해 비틀거렸건만, 단풍은 그새 허름한 옷을 갈아입고 스산한 겨울바람을 몰고와 낙엽으로 대지를 덮는다. 계절이 바뀌면 괜히 심란하고 어수선하여 갈팡질팡할 때가 더러 있다. 지금, 이런 기분이 바로 내 마음인지 잘 모르겠다. 
       
  

  ▲ 사색의 빈터-부용천에서   

 
이른 아침에 짙은 안개가 끼면 날씨가 화창하게 좋아진다는 말이 있다. 때로는 자안개 때문에 물체가 부옇게 보이는 것처럼 기억력이 상실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의 한계일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관심 밖의 사안에 대해서 날짜 개념이 없어진 지가 오래되었다. 달력과 시계를 보지 않아도 날짜는 일정하게 지나가는데 그 날짜를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달이 바뀌는 마지막 날에는 꼭 시계의 날짜를 올바르게 맞춰 놓아야 한다. 큰달, 작은 달을 그대로 두면 하루 아니면 반나절 차이가 난다. 그래도 생활하는데 큰 불편이 없기 망정이지 날짜 때문에 문제가 생겼더라면 날짜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을 것이다. 오늘이 일요일 맞는데, 며칠인지가 생각나지 않아 거실 탁자에 놓여있는 달력을 살펴보았다. 아, 오늘이 11월 28일, 벌써 이렇게 한 달이 지나버렸단 말인가, 11월 한 달도 오늘이 지나가면 달랑달랑 이틀 밖에 남지 않았다. 아니면 그래도 이틀이나 남아 있구나! 여유있게 말을 해야 할까,
 
 새해라고 설렘으로 한해를 맞이한 것이 바로 어저께 같았었는데 이제는 다시 한해를 보내는 송년모임 소식이 들려오니 지나가는 한해가 아쉽고 허전하다. 가는 세월 잡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냥 보내지는 않았는데도 이렇게 마음이 허허벌판처럼 허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텅 빈 마음 한가운데에 성취하고자 하는 욕망과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여기에 집착한 나머지 그 병이 도졌나 보다. 마음의 병을 고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해법이 있겠지만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궁극적으로 봐서 이 병을 고치는 가장 좋은 치료법은 마음을 버리고 비우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 마음대로 그리 쉽게 될 일이랴. 마음을 비우자! 마음을,
 
 고개를 돌려 거실에 있는 '틸렌데시아'를 바라다본다. 도도한 표정으로 푸른 머리를 꼿꼿하게 치켜들고 얼굴에 홍조를 머금으면서 그윽한 향기를 뿜어냈을 때는 식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었는데, 지금은 시들어가는 노인네 마냥 듬성듬성 머리가 빠지고 얼굴에 마른버짐이 피어나고 있다. 여러 꽃대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녀석이 시름시름 병이 들어 보기가 흉해서 베란다 쪽으로 옮겨 놓았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바람을 쐬고 햇빛을 보게 하면 시름시름 앓고 있던 '틸렌데시아'가 생기를 되찾을까 베란다로 옮겨 놓았단다. 말 못하는 저 식물을 보면서 우리 인간도 언젠가는 늙고 병들어 본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병들은 틸렌데시아를 바라보면서 인생무상을 느낀다. 자욱한 안개 속으로 흩어지는 담배연기처럼 사라져가는 것들이 아디 식물뿐이 겠는가, 인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처럼 사색과 종교적인 수필의 전범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바로 법정스님이다. 요즈음 들어서 법정스님의 수필집을  열심히 읽고 있다. 다른 여타의 명작 수필들도 많이 있지만 나는 유독 법정스님의 글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법정 스님의 수필은 읽다 보면  읽어 볼수록 감칠맛과 재미가 우러나와 나의 마음을 순식간에 몽땅 빼앗아 간다. 지금 읽고 있는 책 중에 법정스님에 대한 작품론 글귀가 가슴에 와 닿아 일렁댄다.

 '법정 문학은 언어의 아름다움으로 구축한 성(城)이 아니다, 구도자의 아름다움이란 말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구도의 길에서 우러나온 과정(행동)의 선(善)함에 있다.''행동의 선함은 정신의 참(眞)됨에서 나왔다.' 그의 글은 산사 주변의 미세한 자연의 변화에서부터 시작한다. 열권이 넘는 그의 저서 속에 담긴 글들이 한결같이 그러하다면, 독자들은 물릴 법도 한데, 읽고 또 읽어도 물리지 않는 이유는 작은 변화를 항상 새롭게 보는 깨어 있는 눈이 있기 때문이다.'라고<다시 읽은 우리 수필> 집에 기록되어 있다.
 
 우리 문학사에서 수필문학이 걸어온 길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맛 배기로 지적해 놓았다. 뻐꾸기가 어둠에 깔린 깊은 잠을 깨워 놓았다. 뻐꾹! 뻐꾹! 12월의 첫날을 알려주는 새벽의 설렘이다. 가끔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혼자만이 가지는 행복한 시간이다. 낮과 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오묘한 조화는 신비하기만 하다. 
       
  


  ▲ 가을이 깊어 가는 길목, 갈대꽃 ⓒ의정부 부용천   

 밝음과 어두움의 조화, 강렬함과 온순함의 조화, 너무나 대조적이면서 서로 떨어져 나갈 수 없는 이치는 삶의 전부를 내포하고 있다 해도 과장된 말이 아닐 성싶다. 움직이는 생물이든 움직이지 않는 무생물이든 그 대상 하나하나에는 위대한 진리와 올바른 지혜가 있다. 단지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째깍, 째깍 가냘프게 들려오는 시곗바늘 돌리는 소리는 침묵의 의문을 던지며 돌고 있다. 생각의 사유는 차디찬 바깥공기가 방안으로 밀려들면서 나의 빈 공간을 말없이 채워주고 있다.


글/ 사진  김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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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밑감 좋은 수필 한 편 읽고 싶다 
장은초의 '발가벗고 춤추마' 수필 감상 

  
올 초 동료문인이 보내준 수필집 ‘발가벗고 춤추며’를 읽다가 박장대소를 했다. 그렇다 수필은 자고로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가 있으면서 감동과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독특해야 한다. 가장 관심 중 자녀교육에 대한 생생한 체험을 한 편의 수필로 성화 시킨 장은초 수필가의 유려한 문체는 예사롭지 않다.

     
 


 

  ▲ 장은초 수필가 수필집'발가벗고 춤추마'표지, 제20회 문학저널 신인문학상 수상   
 

 

발가벗고 춤추마

                                                                                                       장 은 초

며칠 전부터 나에겐 심각한 고민거리가 생겼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실로 난감하기만 하다. 매사 주도면밀하다는 소릴 듣는 내가, 자승자박의 올가미에 된통 걸려들고 말았다.  한 꼬투리 속에 든 콩도 더 실한 게 있고 덜 실한 게 있듯이, 두 이이를 키우다 보니 태(胎)가 같다고 일매지리라는 생각은 나만의 욕심이란 걸 알았다. 두 아이는 성격이나 가치관이 달라도 너무 달라, 가끔 애들이 형제가 맞나 의아스러울 때가 있다. 어떤 성격이든 서로 장단점이 있으니 그걸로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묵과할 수 없는 부분은 바로 두 아이의 성적차이이다 공부를 제 스스로 하는 아이와 부모가 채근해서 마지못해 하는 아이의 성적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큰아이가 중학교 입학하면서부터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나도 아이랑 함께 시험공부를 했다. 영어, 수학, 과학은 이미 내 손이 못 미치는 과목이라 학원에다 맡기고 나머지 아홉 과목은 내가 진두지휘를 하며 치렀다. 그 담당과목 선생님 입장이 되어 시험문제를 내가 출제해 보았다. 아이들이 간과하기 쉬운 문제나 함정에 들기 쉬운 문제, 교과서에는 없으나 한번쯤 설명하고 지나갔을 법한 문제들을 골라서 과목당 50문제씩을 만들어 주었다. 그 결과, 내 노력에 큰아이의 열성이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시험 때마다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것은 나에게도 교학 상장(敎學相長)*의 길이기도 했다.

 작은 애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에도 큰애에게 했던 것처럼 시험 때마다 나는 야전 사령관이 되곤 했다. 하지만, 작은애는 늘 내 기대에 못 미쳤고 성적표를 받아올 때마다 번번이 나를 실망시켰다. 그래서 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 녀석아, 단 한 과목이라도 좋으니 100점 좀 받아와 봐라 그러면 내가 발가벗고 춤추면서 동네 한 바퀴를 돌겠다.”라는 말을 3년 동안 줄기차게 해왔다. 그러던 두어 달 전쯤인가, 모 방송국 가요프로그램을 본 작은 애가, 인디밴드 카우치의 멤버들이 발가벗고 춤추다가 경찰에 잡혀갔다고 말해주었다. 엄마도 잡혀가고 싶지 않으면 그런 말은 인제 그만 하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만한 엄포에 발가벗고 춤추겠다는 말을 거둬들일 내가 아니다. 작은 애가 100점 받는 것보다, 없는 손자 환갑 지내 먹거나 솔 심어 정자 만드는 게 더 빠를 것 같아 보였지만 그래도 나는 그 기대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

며칠 전, 작은 애는 3학년 2학기 중간고사를 치렀다. 득의양양하게 현관문을 들어선 녀석의 손에는 시험지가 휘날리고 있었다. 가방에 넣어오다 집 근처에서 꺼내든 게 분명했다. “엄마, 이제 발가벗고 춤출 일만 남았네요!”하며 녀석이 내민 것은 100점 받은 수학시험지였다. 그리고는 하는 말이 더 가관이었다. “나는 엄마가 발가벗고 춤추는 걸 원치 않지만 엄마가 늘 그러셨지요. 자신의 말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요. 3년을 별렀던 일이니 우리 동네 한 바퀴를 도는 걸로는 성에 차지 않아요. 이왕 나설 거면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노량진 전철역쯤에서 발가벗고 춤추는 게 어때요? 언제가 좋을지 아예 D-day를 잡을까요?” 속사포로 쏘아대는 녀석은 D-day를 잡는 게 아니라 나를 아주 쥐 잡듯 했다.

‘전들 3년 내내 맺힌 게 오죽했을까, 시험 때마다 대여섯 과목씩을 100점 받아오는 제 형에게 얼마나 누룩이 들었겠으며, 공부 못한다고 나에게 핀잔들은 건 또 얼마였던가, 녀석의 입장에선 작심을 하고야 이죽거릴 만도 하겠지….’

실제 발가벗고 동네 한 바퀴를 돈 여자가 있기는 하다. 11세기, 영국 코벤트리 지방의 영주가 시민들에게 세금을 가혹하게 매겼다. 영주부인인 고디이버가 시민들을 대신해 세금을 줄여 줄 것을 간청했다. 영주는 아내의 말을 묵살하면서도 하나의 조건을 달았다. 아내에게 발가벗은 채 말을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돌면 그 청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영주의 부인은 서슴없이 알몸으로 말을 타고 거리로 나섰다. 이 사실을 안 시민들은 창문을 닫고 커튼을 드리운 채 아무도 내다보지 않았다. 고다이버 부인의 숭고한 정신을 성적 호기심으로 변질시키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결의였다. 고다이버 부인이야 민의를 대변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발가벗고 동네를 기행(騎行)했다지만 나는 무슨 명분이란 말인가, 

녀석이 제 깐엔 기본 용돈에다 약속을 못 지킨 범칙금이란 명목으로 용돈을 두 배로 받아내기 위한 포석일 것이다. 그걸 모르지 않는 내가, 제아무리 지싯거린들 만만쟁이 노릇만 할까, 녀석이 아직 모르고 있는 듯하다. 제 어미가 구미호보다 더한 ‘매구’라는 사실을. 필히 발가벗고 춤춰야 한다면 그 장소는 노량진역이 아니라 저 학교인 국사봉중학교 운동장이 될 거라고 더 큰 엄포를 놓아야겠다. 좀 치사스럽더라도 뒷갈망은 하고 봐야겠기에.

*사람에게 가르쳐 주거나 스승에게 배우거나 모두 나의 학업을 증진시킴.




뉴스보이 김형출 기자 mjmc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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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대의 자긍심『3사문학』창간 
군 관련 단체의 최초의 문학지 탄생 

   

  ▲ 『3사문학』창간호 표지, 도서출판 아이올리브, 304p   
 

육군3사관학교 총동문회 산하, 3사문학회 회장 김종화(5기·수필가)가 충성인을 함께 어우르는 정신적 지주를 주창하며『3사문학』을 창간하였다.

특히, 금년은 육군3사관학교가 창설 된지 4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우리 군 최초로 발간된『3사문학』은 3사인 뿐만 아니라, 호국문학의 출발점이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

     
  

  ▲ 『3사 문학』창간호 출판기념식이 지난 9월10일 국방부 국방회관에서 있었다   

 
『3사 문학』창간호 출판기념식은 지난 9월10일 국방부 국방회관 장미 홀에서 3사문학회 회장, 3사관학교 총동문회 회장을 비롯한 3사문학회원, 문학인, 전쟁문학회 임원, 총동문회 임원 및 동문 선·후배가 참석하여『3사문학』 창간을 축하하고 3사문학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

『3사문학』창간호는 창간사 및 축사, 시 산책, 수필산책, 소설 총 4부로 구성되었으며 수준 높은 작품들이 실려 있다.


또한, 『3사문학』창간호를 즈음하여 계간 ‘3사문학’은 순수 종합문학지로 유능한 신인 발굴을 위하여 신인작품상을 공모하고 있다.

상세한 사항은 계간 ‘3사문학’ 편집실로 문의바람. 전화 (02)534-6334


뉴스보이 김형출 기자 mjmc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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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김형출 에세이[인생의 표류자]-[14회]



 
계속 되는 불황에 돈 많은 사람이야 돈 걱정할 게 없겠지만 나 같은 서민들에게는 죽을 맛이다. 이놈의 침체된 경기가 언제쯤 풀릴 것인지가 나의 관심사다. 경제여건 악화 등으로 나라 안팎이 어수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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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송이가 익어가면 고유명절인 우리의 추석도 다가온다.  


 
이런 가운데 한 주 후면 우리의 최대 고유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올해에는 평년에 비해 일조량이 턱없이 부족하여 곡식과 과일류 등의 농작물 수확이 감소될 거란 이야기가 있다. 제상에 올릴 배, 사과 등 추석물가 오름세로 이번 추석이 즐겁지마는 않을 것 같다. 추석선물은 작년의 1/3 수준으로 낮춰 잡은 가정이 약70% 이상이라 하니 체감경기가 어느 정도 인지 짐작이 간다. 이처럼 경기가 나쁘다 보니 사람들 신경이 날카로워져 사소한 일에 옥신각신 시비가 붙는다. 이럴 때는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다반사여서 인정마저 메말라 가는 듯 각박하다.

며칠 전 퇴근하면서 생긴 일이다. 사무실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빌딩 출입구를 빠져나와 대로로 진입하려는 순간, 육십 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남자가 진입로를 막아서며 비켜주지를 않았다.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는 눈초리가 심상치가 않아보였다. 약 올리는 것 같은 기분이라 별로였다. 그래서 클랙슨을 두어 번 빵! 빵! 울렸다. 그러자, 그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눈을 부릅뜨고 식식대면서 “보도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당신이 무슨 권한으로 사람을 비켜서라! 말라!”하느냐며 언성을 높이고 삿대질을 해대며 싸움을 걸어올 태세였다. 속에서는 울화통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라왔지만 꾹! 참고 조용하게 말을 건넸다.

“차 좀 빠져나게 잠시만 비켜주세요!”

그 남자는 듣는 척도 하지 않고서는 자기 혼자 허공에 삿대질을 해대며 계속 핏대를 올리는 것이었다. 이곳은 엄연한 차량 진입로인데 인도人道라며 끝까지 우기는 데는 할 말이 없었다. 그 남자는 술도 한잔한 것 같았고 감정도 격양되어 있어 보여 나는 몸을 더욱더 낮게 낮추고 일부러 미소까지 흘리며 좀 지나가게 해달라고 공손하게 다시 한 번 부탁을 했다. 그제야 남자는 “어험, 어험!” 헛기침을 몇 차례 하고서는 인심이나 팍 써 듯 지나가라는 시늉을 한다. 성질이 온순하지 못한 나였지만 이번 일에 용케도 잘 참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시비라도 붙었다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좋은 구경거리가 되었을 것이고 창피를 톡톡하게 당했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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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을 며칠 앞둔 비내리는 어느 역 오전 풍경, 올 추석도 경기불황으로 즐겁지마는 않을 것이다.  


집에 퇴근하여 막 옷을 갈아있고 있었는데 휴대폰 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00부동산 중개업소입니다.” “아무개 사장님 휴대폰 맞지요?” 지금 날더러 부동산으로 나올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서울 B동에서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 코닥지만 옛날 집에 세입자를 구한다고 광고를 부동산에 의뢰해 놓았었다. 두 군데 부동산에서 입주 희망자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전화였다. 한곳은 오후에 이미 내일 계약하기로 잠정 약속이 되어 있었고, 또 다른 부동산에서 걸려온 전화인 것이다. 반드시 한 곳은 계약을 취소해야 하는 고민이 생겼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에 있었는데 조금 전 그 부동산에서 다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세입자가 집이 마음에 속 들어 계약하자며 나를 기다리는 중이란다. 중개업소 사장은 적극적이었다. 내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계약을 왜? 숨이 넘어갈까, 전세금도 좀 저렴하게 놓았고 방 도배며 싱크대며, 장판, 가스보일러까지 모두 새것으로 교체해놓았다. 손님은 새것들이 모두 다 마음에 쏙 들었던 모양이다. 계좌번호를 불러주면 계약금을 지금 당장 처리하겠다는 중개업소 사장이 너무나 적극적이라서 생각해 볼 틈도 없이 전화로 계약을 하고 말았다.

계약하기로 잠정 약속이 되어 있던 또 다른 부동산에는 전화를 걸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갑자기 생겨서 계약은 없던 일로 하자며 에둘러댔다. 거짓말에 그때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기까지 했었다. 다음날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난 후 왜 그렇게 계약을 서둘렀느냐고 중개업소 사장에게 물었더니 요즈음 부동산경기가 전반적으로 뜸해 한 건이라도 엮겠다는 생각으로 귀찮게 해서 미안했다며 사과까지 한다. 수고 많으셨다는 인사를 건네고 부동산을 빠져나왔다. 내 얼굴에는 금세 웃음이 가득 번졌다. 일에는 당연히 운도 따라야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적극적이고 끈질기게 성사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에게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다.


2004.09월 추석 전 풍경. 글/ 사진 김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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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시조집 ‘달래강 여울소리’ 출간
그리움은 오직 한 곳,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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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희 시조시인의 첫 시조집『달래강 여울소리』표지. 도서출판 엠아이지,신국판 160P. 정가 7천원.  
 

문학저널 시조부문 신인문학상 수상으로 등단한 김태희 시조시인의 첫 시조집『달래강 여울소리』가 도서출판 엠아이지에서 출간하였다.

고향의 서정이 물씬 풍기는107수의 감미롭고 격조 높은 시조들은 참 곱다. 시인이 태어나고 성장한 충주의 ‘달래강’과 다양한 풍경과 사물을 소재로 주로 노래한 『달래강 여울소리』는 제1부 냉이의 꿈 제2부 남한강 겨울 소리 듣다. 제3부 달래강 여울소리 제4부 10월의 이명耳鳴 제5부 나무를 생각하며 총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학박사인 강신주 평론가의 작품 평론과 문학저널 발행인 김창동 소설가의 축하 글도 함께 실려있다.

김태희 시조시인은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1985년 중앙일보 시조에 입상하여 문학 활동을 시작하면서 문학저널 신인문학상 수상으로 문단에 나왔다. 문학저널문인회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문학저널문인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뉴스보이 김형출 기자 mjmc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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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시인, 제5시집『소리등불』출간
시 광산을 가진 김영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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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수 시인의 제5시집『소리등불』표지 도서출판 엠아이지, 165P 신국판, 정가 7천원  


문학저널 시 부문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박영수 시인이 제4시집(2005년 발간)『별이 전하는 말』에 이어  제5시집『소리등불』이 도서출판 엠아이지에서 출간되었다.

서문에서 ‘살아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 소회를 밝힌 박영수씨는 시에 대한 욕심이 대단한 사람이다.
여미는 글을 쓴 김창동 소설가(문학저널 발행인)는 박영수 시인을 두고 “시의 매장량이 무궁한 광산을 가진 시인”이라 표현할 정도로 그는 시 창작의 열정은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다.

제5시집『소리등불』은 제1부 소리등불, 제2부 감꽃 떨어지면, 제3부 나 이제 돌아가야 하리, 제4부 겨우 한 바퀴 돌아와서 제5부 아내가 말했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77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뉴스보이 김형출 기자
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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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 사카모토(坂本龍一)에 대한 대중들의 정의 하나. 그는 ‘영화 음악가’다. 또 다른 하나. 그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다.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와 <마지막 황제>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이기에 이러한 정..

젊음의 에너지를 만끽하다 뮤지컬 <그리스>

젊음의 뮤지컬 <그리스>가 1월 11일 새 시즌을 시작한다. 뮤지컬 <그리스>는 1972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2003년 초연이후 1,700회 공연을..

1월의 클래식
1월의 클래식 2011/01/07

윤보연 첼로 독주회 에피오네 앙상블 멤버로 활동 중인 첼리스트 윤보현이 독주회를 가진다. 윤보연은 예원학교 졸업, 서울예고 재학 중 맨스 음악 대학에 장학생으로 진학했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원을 졸업한 그녀는 서울시향, 코리..

새해를 여는 첫 콘서트 <2011 아람누리 신년음악회>

경기도 고양문화재단은 1월 15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2011 아람누리 신년음악회> 연다. 이번 공연은 새해의 희망을 담은 다양한 레퍼토리와 더불어 차세대 지휘자로 주목 받고 있는 이병욱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한 남자와 네 여자의 유감멜로 연극 <썸걸즈>

2007년 초연 당시 2535 여성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전회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운 연극 <썸걸즈>가 돌아왔다. 연극 <썸걸즈>는 남녀 간의 성 정치학을 다루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 온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닐 라뷰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