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의 꽃, 해바라기의 황금 빛이 눈부시다 (사진제공:3450청솔산악회 해솔님)
고대 잉카제국에서는 해바라기를 태양으로 숭배했다. 그리스 신화에는 아폴론을 사랑한 요정 ‘클뤼티에’는 아폴론(태양의 신)을 사랑했는데, 아폴론은 인간 처녀인 레우코토에를 사랑했다. 그래서 클뤼티에는 레우코토에가 태양신에게 순결을 잃었다고 소문을 퍼뜨렸고, 레우코토에의 아버지인 오르카모스는 딸의 부도덕한 행동에 분노해 구덩이를 파서 딸을 생매장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폴론은 클뤼티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게 되었고, 클뤼티에는 아폴론만 바라보다가 결국 해바라기 꽃이 되었다.
또한, 그리스 전설 님프 자매에도 해바라기가 등장하는데 물의 신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이들에겐 밤에만 밖에 나가 놀 수 있도록 허락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해가 뜨는 줄도 모르고 놀다가 아폴론을 보게 된 자매는 아폴론을 사랑하게 되었다. 언니는 아버지에게 동생이 규율을 어겼다고 일러 혼자서만 아폴론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폴론은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결국 언니는 9일 동안 꼼짝 않고 있다가 꽃이 됐다.
해바라기가 해를 향해서 고개를 숙이는 것은 그 타고난 성품이 그렇기 때문이다. 내가 해바라기를 화분에 심어 두고 관찰해보았다. 매일 아침에는 동쪽으로 향하였다. 한낮에는 바르게 되고, 저녁에는 서쪽으로 기울었다. 태양의 방향과 똑같았다. 해바라기가 동쪽을 향해 고개를 숙였을 때 내가 화분을 옮겨 서쪽을 향하게 했더니, 금세 축 늘어져서 죽고 말았다. 아! 내가 해바라기로 하여금 절개를 잃게 했더니, 해바라기는 절개를 지켜서 죽고 말았다. 상기 글은 충성심, 절개를 상징한 조선 후기 이덕무의 글이다. ‘모란은 花中王이요, 향일화(向日花)는 충신이로다’ 이와 같이 해바라기는 변절, 장수, 영묘한 힘, 신뢰성의 결여를 상징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전설에서도 해를 동경한 형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해님에 대한 동경과 사랑이 가득한 형제가 해님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났다. 그런데 욕심 많은 형은 혼자서 해님을 독차지할 생각에 한밤중에 곤히 잠든 동생을 죽이고, 혼자서 해님에게로 갔다. 하지만, 해님은 악한 인간은 하늘에 올 수 없다면서 형을 땅에 떨어져 죽게 했다. 그 자리에선 해마다 노란 꽃이 피어나 해를 바라보았고, 사람들은 해바라기라고 불렀다.
여기 해바라기에 대한 시 한 수 감상해보자.
해바라기의 비명 (碑銘)/ 함형수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가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詩의 주제는 당연히 해바라기이다. 해바라기가 상징하는 것은 정열적인 삶에 대한 의지, 죽음을 초월한 예술혼의 가치 그것이다. 어떤 대상(사물)을 사유하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해 여러모로 알아야 만이 좋은 글로 표현할 수 있다. 특히 그 대상이 지니고 있는 상징과 속성을 파악하고 상상할 때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정치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해바라기는 해바라기를 빗대어 하는 잘못된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바라기는 에너지가 넘치는 정열적인 꽃이다.
(참고『삶의 표현』서울디지털대학교문예창작학부 교재)
글/ 김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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