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세상에서 성을 쌓는 자는 망하기 마련
조중동의 다음 기사 공급중단은 자충수
조선,중앙, 동아 3개 언론사가 오는 7일부로 '미디어다음'에 기사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이유로 다음의 타격을 전망하는 의견들이 많다. 혹자는 앞으로 펼쳐질 조중동의 저작권 공세 또한 다음이 감당하기 벅찰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 시민들에게 함락(?)된 명박산성 (사진=뉴스보이 권근택기자)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다음이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며 그 여파 역시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털 등 온라인에서의 뉴스소비행태는 오프라인과 달리 언론사의 브랜드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볼 때 조중동의 기사 중단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포털사의 뉴스소비의 주요 채널인 메인화면, 뉴스섹션 메인화면, 많이본 기사 박스에는 언론사의 브랜드가 표시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뉴스 소비에 아무런 불편이 없다. 사실 포털에서의 뉴스소비에 신문사의 브랜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굳이 신문사 브랜드를 찾아가면서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는 언론학도이거나 미디어전문 매체 기자정도다.
포털사에서 등록되는 뉴스 가운데 조중동 3사의 뉴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합쳐도 10%를 못넘는다. 포털사에서 조중동은 수십개 매체사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게다가 하루에 한 때 올라올 뿐인 조중동에 비해 연합뉴스와 노컷뉴스 쿠키뉴스 등 24시간 체제의 속보형 매체들이 온라인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조중동 같은 종이신문 기반의 콘텐트 소비는 더욱 떨어진다.
또, 우리 나라서는 언론사간에 차별적인 뉴스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을 볼 때 조중동의 기사가 빠진다하더라도 조중동 기사에 관한 갈증이 그다지 크지 않다. 문화,국민 등 포털에 기사를 제공하고 있는, 조중동을 제외한 보수지들의 논조 일치율은 어느 정도일까? 현직에 있는 한 언론인은 90%이상 일치한다고까지 한다. 판에 박은 듯한 내용에 거기서 거기다. 조중동의 중요한 기사는 미디어비평 전문지에서 소화되기 때문에 조중동을 볼 바에야 미디어비평지를 보는 게 시간절약이다.
과거 경험을 볼 때, 언론사와 포털사의 갈등 구조에서 언론사들이 포털사에 기사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나선 경우 언론사들이 이긴 경우가 단 한 번도 없다. 모두 포털사의 승리로 끝났다. 스포츠신문들이 대포털 마케팅에서 우위를 차지할 목적으로 단합해서 '파란'에만 기사를 제공하고 나머지 포털에 기사 공급을 중단한 적이 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스포츠신문들의 기사를 공급받지 못한 포털사들은 그 일로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았으며 오히려 성을 쌓고 파란에만 기사를 공급한 스포츠신문사들이 피해를 받았다. 파란은 초기 홍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2006년 12월 KBS가 네이버에 종속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기사 공급을 중단하여 업계에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지만 KBS가 네이버에서 빠졌다고 해서 네이버가 지금까지 어떤 타격을 받았을까? 네이버(뉴스부분은 물론)는 KBS가 없어도 승승장구 해왔다. 2005년에도 정태기 사장 시절 한겨레신문사가 포털사에 기사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독하게 선언했지만 체면만 구기고 해프닝으로 끝났다.
조중동을 비롯, 한겨레 경향 기타 종합일간지 닷컴사들의 모임인 한국온라인신문협회에서는 2003년 이후 2008년 지금까지 포털사에 기사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해왔지만 콧방귀 뀌듯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포털사들 앞에서 그 공언은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실행된 적 없이 구두선으로 끝난 점을 상기하면 이번 조중동 기사 제공 중단의 파장의 효과를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메이저 종합일간지들이 연합해서 포털사에 기사 제공을 중단한다할지라도, 그래봤자 포털사들에게 별 타격도 없다는 것을 언론사 스스로 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법 개정으로 소매판매(대 포털 판매)가 가능해진 연합뉴스를 비롯한 통신사형 매체와 독립형 인터넷신문사, 각종 전문지 등 수많은 대체재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편, 조중동의 저작권 공세 역시 생각보다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다음 같은 ISP업체를 (네티즌들의 게시물을 )상대로한 이 저작권 공세라는 것은 Notice And Take Down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ISP업체가 고의로 저작권 위반 게시물을 활용하지 않는 이상 조중동이 일일이 저작권 위반 게시물을 찾아서 먼저 내려달라고 요청을 해야하며, 요청을 받는 즉시 해당게시물을 내리면 문제가 없다. 조중동이 이렇게 저작권 공세를 취하다간 주먹만 휘두르다 먼저 힘이 빠져버리는 인파이터 복서의 꼴을 맞이하게 된다.
게다가 네티즌들이 조중동의 기사를 퍼오면서 조중동의 기사를 평하는 형식을 취할 때는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조중동의 저작권 공세라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설령 조중동의 기사 분량에 비해 기사를 퍼온 네티즌의 평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너무 과소해서 평으로서의 의미가 없다고 해도 그 때는 기사 링크 형식으로 피해갈 수 있는 것이다. 그 때도 아마 네티즌들은 조중동의 사이트 원문으로 링크를 걸지않고 다음네티즌과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독자층을 고객으로 둔 엠파스 등의 포털사의 해당기사로 링크를 걸 것이다.
이렇게 다음의 피해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는 데 비해 오히려 조중동의 손해는 가시적이다.
미디어 파워의 축이 종이 같은 올드미디어에서 인터넷 등 뉴미디어로 이동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조중동의 인터넷 뉴미디어 부분의 성장동력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디어다음과 블로그 부분에서 제휴로 큰 이득을 보고 있는 중앙일보(조인스닷컴)의 피해는 당장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리안 클릭 통계자료상 중앙일보(조인스)의 블로그 부분의 트래픽이 중앙일보의 뉴스 부분을 추월한다는 사실에서 온라인 미디어환경의 변화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온라인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언론사 브랜드에 의한 차별적인 ‘1.0 콘텐트’가 아니라 독자의 참여와 공유구조에 의한 ‘2.0 콘텐트’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언론사(닷컴)와 포털사는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상호의존관계에 돌입했다.적과의 동침, 상호 플랫폼 공유를 통한 퍼블리싱 영역 확대, 이익 공유가 갈 수록 중요해지는 시대에 온라인 플랫폼 주도권이 언론사가 아닌 포털사에 있는 상황은 언론사를 1/N, One of Them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번 조중동의 다음 기사 공급 중단으로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다음이 아니라 조중동 쪽이다.
이상과 같은 사실들을 두고 볼 때 조중동의 다음 기사 공급중단은 자충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세상에서 성을 쌓는자는 망하기 마련이다.
<뉴스보이> 이화경 기자 telling7star@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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